* 이 리뷰는 이미 작성했던 『조명가게』1~3권을 종합해서 정리한 글입니다.
1권
인터넷에 연재되던 강풀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읽었고, 그중에는 종이책으로도 읽은 책도 많이 있다. 내가 리뷰를 쓴 저자의 책을 헤아려 보았다. 『아파트』, 『타이밍』,『이웃사람』, 『어게인』, 『26년』, 『당신의 모든 순간』, 『바보』, 『영화야 놀자』, 『안녕 친구야』……. 언뜻 헤아려도 열 손가락을 넘나든다. 책마다 3권 내외로 구성되어 있으니 30편 가까이를 쓴 셈이다. 이렇게 저자의 책을 떠올리는 이유는 이 작품은 지금까지 읽은 저자의 작품 중에서 가장 난해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학교에 있는 종이책으로 다시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작가의 작품 중에 독자를 가장 궁금하게 하는 작품이다. 아무리 어렵거나 복잡한 내용의 책이라도 50쪽 정도를 읽으면 작품의 윤곽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최소한 1/3 정도를 읽으면 작품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만약 그 정도를 읽었는데도 이해가 안 간다면 그 책은 덮어야 한다. 나의 수준으로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을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런 경우다. 1/3인 1권을 모두 읽었어도 내용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현실을 다룬 것인지 판타지의 세계를 그린 것인지, 주제가 무엇이고, 등장인물들이 어떤 존재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이미 웹툰으로 읽고 다시 읽으면서도 이런데, 인터넷에서는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웹툰 연재 당시 정상권의 조회수를 기록한 작품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강풀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를 아는 독자들은 그의 작품이 결코 의미 없는 졸작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으므로 결코 구독을 포기하지 않는다.
둘째, 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앞서서 난해한 작품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등장인물들의 정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 동네에는 왜 상점이 조명가게밖에 없으며, 등장하는 괴인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손톱이 손 안쪽으로 달린 여인, 귀에서 흙이 나오는 남자, 늦도록 버스를 기다리는 여자, 몸에서 물이 나오는 남자, 골목길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학생은 누구인가? 유일하게 밝은 표정인 현주는 왜 이렇게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아니 조명가게 영감님의 정체는 무엇일까? 만약 강풀 작가가 아니라면 벌써 많은 독자들이 여기까지 오기 전에 책장을 덮었을 것이다.
셋째, 발단이 유난히 긴 작품이다. 소설의 구성은 대개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단계로 구성된다. 등장인물의 소개와 배경이 소개되는 부분이 발단이다. 그러니 소설 전체로 보면 발단은 앞 부분의 극히 짧은 분량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1편을 마칠 때까지도 발단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 계속 등장하는데 아직도 사건은 어떤 윤곽을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작품 중에서도 특이한 경우라고 하겠다.
1편에서는 신비한 인물인 조명가게 주인 영감과 이 작품에서 가장 밝은 분위기인 여고생 현주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사연을 지닌 인물인지를 알려줄 2편이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2권
1편의 리뷰에서 지금까지 읽은 강풀 작가의 작품 중에 이 작품이 가장 난해했던 작품이라고 썼는데, 그 말은 사실인 듯하다.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나인지라 흥미나 감동을 느끼며 열독했던 작품이라도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보면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이다. 그렇지만 다시 읽으면서 작품의 윤곽이 떠오르곤 했다. 이 작품은 다시 읽어도 다시 떠오르는 것보다는 궁금한 것이 많은 것을 보니 그 이유는 난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2편을 읽고서 떠오른 생각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신비로운 작품이다. 1권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2권 중반쯤에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왜 어떤 남자의 귀에서는 흙이 나오는지, 골목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지웅이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류장에서 현민을 기다리는 여자는 왜 그랬는지, 그녀와 현민은 어떤 관계인지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중환자실에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렇게 투영될 수도 있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꿈이 떠올랐다. 꿈속에서 하늘을 날거나 숲속에서 맹수에게 쫓겼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침구 속이 아니겠는가?
둘째, 웹툰과 종이책의 매력을 다시 확인했다.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스크룰 바를 누르며 이 작품을 감상할 때는 신비로움과 어떤 공포감도 느꼈었다. 그러나 종이책으로는 그 느낌이 반감이 되는 듯하다. 아무리 칼라로 인쇄했다고 하더라도 컴퓨터에서 보여주는 색상을 표현할 수 없고, 모니터의 커다란 화면이 주는 분위기를 지면에 나타내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웹툰이 종이책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영화와 소설 중에 어느 쪽이 좋은가, 라는 질문에 답변이 없지 않은가? 영화는 소설에서 표현하지 못한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가 있으니 그 점에서는 소설보다 우수하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영상이라도 상상속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이 소설에서는 가능하지 생각하기 나름으로는 소설이 더 뛰어날 수도 있다. 강풀 작가의 작품은 종이책보다는 웹툰에서 더 아름답다. 그러나 웹툰에서 느낀 감동을 더 깊이 느끼기 위해서는 종이책이 더 유용하지 않겠는가?
셋째, 강풀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 세계는 이곳에서도 빛난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모든 것을 극복하는 사랑 등이 2편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역시 강풀 작가라는 생각을 확인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강풀 작가의 작품은 대개 3권 30화로 되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렇다. 2권에서는 12~20화가 실려 있다. 이제 등장인물들의 정체는 어느 정도 드러났다. 그런데 조명영감 영감은 누구란 말인가? 왜 하필 조명가게여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줄 3편이 기대가 된다.
3권
앞서 1~2권 리뷰에서 이 책이 난해하다고 했는데, 그런 느낌은 3권에서도 여전하다. 난해하면서도 신비의 매력과 어떤 감동이 밀려온다고 했는데, 그런 인상을 완성시켜서 감동의 소통을 구현하는 것이 3권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3권을 덮으면서 떠오른 생각을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종이책으로 다시 볼 필요가 있는 작품이다. 강풀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웹툰에서 연재되면서 큰 인기를 몰았다. 그것을 바탕으로 종이책으로 나오거나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웹툰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작가의 책이나 영화는 그리 큰 성공을 거둔 것 같지는 않다. 그의 작품들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것이 많지 않고, 영화 역시 『26년』제외하면 그리 흥행에 성공을 한 작품이 많지 않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강풀 작가의 독자층은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미 웹툰에서 읽었으므로 그들이 종이책이나 영화에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또한 만화의 특성 상 책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3권 내외를 구입해야 한다. 3만여 원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것이겠지만 아무튼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나는 강풀 작가의 광팬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다. 그런 나조차 작가의 책을 3~4종 정도 구입했을 뿐이다. 그 책 대부분이 친지에게 선물하기 위한 용도거나 내게 큰 감동을 준 작가에 대한 보은 차원이었다. 즉 작품을 읽기 위해 구입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우리학교 도서관에 그의 작품이 다수 있어서 주말마다 대출해서 읽게 되었다. 거기에서 느낀 것은 옛 기억을 되살리면서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었고, 웹툰과 다른 종이책의 매력도 발견했다. 그중에서도 『조명가게』는 종이책으로 읽을 필요성이 큰 작품 중에 하나이다. 웹툰의 특성 상 깊이 생각하면서 되풀이해 읽기가 쉽지 않고, 그러다 보면 난해한 내용이 계속 쌓이면서 고단함이 커질 수 있다. 이 책은 종이책을 통해 몇 번이나 되새기면서 읽어야 더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경우이다.
둘째, 강풀 작가 작품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작가의 작품 분위기는 등장인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인간적인 결말이 아니겠는가? 그 과정에서 주는 감동이 작가의 저력이고 매력이다. 이 작품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죽어서까지 사랑하는 이에 대한 생각을 잊지 못하는 인물들, 그들을 저승으로 보내야 할 임무를 맡은 사람조차 그것을 공감하는 스토리……. 그런 사연들을 보면서 작가에 대한 믿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작품에 공감할 수 있었다. 작가의 광팬이나 마니아층은 그것에 심취한 동지들일 것이다.
셋째, 대사 하나하나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의 다른 작품도 그렇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 역시 그럴 것이다. 그런 힘을 이 작품에서 더 강하게 느꼈다. 종이책을 보면서 가슴에 와 닿던 대사를 몇 곳만 소개하겠다. (나의 느낌에 대한 서술이 모호한 것은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다.)
37쪽 “어딘들 사람 사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딸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녀의 엄마에게 영안실 장의사가 염을 하면서 들려주는 말이다. 이승이건 저승이건 사람 사는 곳이다. 그러나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저승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어린 딸을 남겨 두고 어떻게 간단 말인가? 그렇다고 창창한 삶이 남은 딸을 데리고 갈 수도 없지 않은가?
48쪽 “산 사람들 입장에서는 죽은 사람이 이상해 보이겠지만, 죽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산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조명가게 주인이 한 말이다. 생사의 길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데 이상할 것이 무엇이고, 두려울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깨닫는다면 삶과 죽음의 장벽은 사라질 것이다. 산이와 죽은이도 그렇다면 같은 살아있는 사람들끼리 갈등이 있을 이유가 무엇일까? 작가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는 지도 모른다.
129쪽 “다 너의 의지야. 넌 언제든 나올 수 있었단다. 방향을 못 찾았을 뿐이야.”
골목에서 나오지 못하는 그에게 트럭기사가 하는 말이다.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살아나는 것은 그 환자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한다. 의사는 다만 환자가 그 의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뿐이고……. 트럭기사는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기 위해 단 한 사람이라도 돌려보내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않고는 의지에 달려 있다. 기사는 그 의지를 심어주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131쪽 “미안하다. 너무 미안하다.”
트럭기사가 그를 보내면서 하는 말이다. 생전에 미안할 일을 안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업보가 남아있다면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 어찌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저 세상에 가는 것이 얼마나 두려웠을까?
153쪽 “결국 본인의 의지, 본인의 선택이다.”
조명가게 주인이 그에게 생사의 결정을 확인하면서 묻는 말이다. 너 스스로 살고 싶다는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돌아갈 수 없다는 말이다. 스스로 저승을 떠나는 이들의 보호천사도 자기가 보호하려는 대상이 막다른 결정을 할 때 이런 독백을 하지 않았을까?
192쪽 “다 끝났습니다. 편안히 가세요.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자신을 살리려는 이의 손길을 거부하고, 결국 죽음을 통해 그와 함께 있으려는 선택을 한 사람이 생명이 끝나는 순간 영안실의 장의사가 하는 말이다. 어느 쪽을 결정했든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디서든 편안함을 찾아야 할 것이다.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니까…….
231쪽 “오래 기다리셨네요. 아쉬운 일이 많았지요. 원래 인생이 그래요. 이제 그만 다 잊고 가십시다.”
결국 딸은 살아났다. 딸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거부하고 있던 어머니는 이제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없는 것이다. 생명이 끊어지는 순간 영안실 장의사가 하는 말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저승사자의 마음도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
“아쉬운 일이 많겠지만, 인생이 원래 그런 거란다. 이제 그만 다 잊고 저 세상으로 가자. 거기도 사람 사는 곳, 이곳과 다를 것이 없단다.”
264쪽 “넌 언제든 나올 수 있었단다. 방향을 못 찾았을 뿐이다. 너의 빛을 찾아.”
결국 삶을 찾은 그의 기억 속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속삭임이다. “안녕하십니까?”의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안녕하지 못한 현실이다. 그러나 어떤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우리는 거기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방향을 못 찾고 있을 뿐이다. 안녕하지 못한 현실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빛은 무엇일까?
이렇게 해서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물 5집까지 완독했다. 6집인『마녀』는 최근에 발간되었다. 그 작품 역시 종이책으로 만날 계획이다. 강풀 작가의 작품을 좀 더 자주 만나는 인연이 많았으면 좋겠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그들,
그때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타이밍」「어게인」「아파트」「이웃사람」에 이은 ‘미스테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 신작 조명가게 . 공포와 스릴러가 결합하여 이해하기 쉬웠던 이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순수하고 밀도 높은 공포가 펼쳐진다. 그래서인지 조명가게 는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친절하지 않다. 중반까지도 전체 이야기를 그릴 수 없을 만큼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의 각자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모든 일들과 사람들은 하나의 시간과 공간으로 모이는데, 작가는 의도적으로 그 중간과정의 친절한 설명을 배제함으로써 독자의 참여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 순간에 도착하면 모든 의문들은 한꺼번에 해결되고 ‘아!’ 하는 탄성이 저절로 터지게 만든다.
마을에서 떨어져 어둡고 외진 곳에 있는 조명가게는 오늘도 너무도 밝게 빛난다. 인적이 드문 그곳에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매일 밤 낯선 사람들이 찾아온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그들은 어딘가, 뭔가 우리와 다르다. 또 그들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계속 가게 주위를 서성이지만, 결국은 아무 말 없이 돌아선다. 하지만, 무언가를 아는 듯 한 조명가게의 주인은 그저 묵묵히 전구를 닦으며 낮은 목소리로 가게를 찾아온 소녀에게 읊조린다. 낯선 사람들을 조심해라. 만나게 되더라도 절대로 모른 척 해야 한다. .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알 수 없는 그들의 사연은 밝혀질수록 하나의 시간과 공간으로 모여든다. 과연 그 때 그 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들은 왜 아직까지 우리 주위를 맴도는 것일까?
〈1권〉
- 제1화 버스정류장
- 제2화 조명가게
- 제3화 골목길
- 제4화 문
- 제5화 투숙객
- 제6화 야간자율학습
- 제7화 동행
- 제8화 소등
- 제9화 호기심
- 제10화 염
- 제11화 지하주차장
〈2권〉
- 제12화 엘리베이터
- 제13화 뒤
- 제14화 아파트
- 제15화 사람들
- 제16화 중환자실
- 제17화 현주
- 제18화 지웅
- 제19화 현민
- 제20화 지영
〈3권〉
- 제21화 중석
- 제22화 중만
- 제23화 선해
- 제24화 비밀
- 제25화 출구
- 제26화 선택
- 제27화 빛
- 제28화 엄마
- 제29화 귀가
- 제30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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