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을 보다 보면 그 속에 역사적인 사실이 녹아 들어가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가치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작품도 있지만 화가의 눈을 통해 그려진 것들이기에 가치나 역사적 사건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사진이 없던 시절에 그려진 역사적인 사건들을 그린 그림이 서양화에는 참 많다. 이런 그림들을 한번에 모아서 설명해 주는 책은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던 내게딱 맞는책을 발견했다. 바로 『명작, 역사를 만나다』이다. 신고전주의에서 후기인상주의까지 명작으로 본 사회사라는 부제가 붙은책은 미술 책답게 그림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술술 넘기며 볼 수 있었다.
전체 4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데, 시대별로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 작품을 보여준다.
신고전주의는 18세기 후반서양 문화를 지배했던 사조로 우아하고 장엄하며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중후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까지 유럽 귀족들의 필수적인 교육과정이었던 이탈리아 여행을 그랜드투어라고 하는데 이 때 기념품으로 초상화가 많이 그려졌다고 한다. 오늘날 관광지에서 여행 왔던 것을 인증하려 사진을 찍는 것처럼 말이다.
안 루이 지로데의 『엔디미온의 잠』은 그의 스승인 다비드의 신고전주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다. 다비드의 작품에서는강인한 육체를 가진 근육질의영웅들이 등장하지만, 이지로데의 엔디미온은 미의 여신 비너스를떠오르게 하는포즈에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육체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앞 시대와 대조적인 사조가 나타나는 사회적 배경을잘설명해 준다.
역사적 사건 중 잘 몰랐던 것을 이 책으로 알게된 것도 있고, 사건별로 그림이 분류되어 있으니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수록된 그림들이 한번쯤 어디서 봤음직한 유명한 작품이 많아서 더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예술은 현실을 만드는 망치다!
혁명의 시대, 세상을 바꾼 그림 이야기
네이버 ‘오늘의 미술’에서 큰 인기를 끌며 연재되었던 우정아 교수의 칼럼 〈서양미술 산책〉. 신고전주의에서 후기인상주의까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미술’의 바탕이 완성된 시기의 미술사를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소개한다.
이 책은 ‘이미지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던 시대, 세상의 변화가 이미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 시대의 미술’을 다루고 있다. 미술이 교회와 귀족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화가 개인의 표현이 되었으며 대중을 관객으로 삼게된 시대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한다. 때로는 한 사회의 여론을 움직일 정도의 위력을 가졌던 미술은 오늘날의 매스컴과도 같은 역할을 했던 미술들을 그 시대 미술사조, 역사적 사건과 관련하여 살필 수 있도록 생각의 지평을 넓힌다.
또한 딱딱한 미술사적 설명에서 더 나아가 개인적으로 감동을 느낀 점은 물론 오늘날의 독자들이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을 만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어 독자들이 미술사를 그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부터 후기인상주의까지 명작을 통해 인류의 사회사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프롤로그 | 세상을 바꾼 이미지, 이미지에 담긴 세상의 변화
I. 혁명의 시대: 신고전주의
그랜드투어, 신고전주의적인 취향을 양산하다 | 폼페오 바토니, 「찰스 존 크로울의 초상」
초상화에 반영된 사회의 변화 | 조슈아 레이놀즈, 「비극의 뮤즈, 시돈스 부인」
현모양처의 미덕과 영웅호걸의 업적 | 벤저민 웨스트, 「울프 장군의 죽음」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권위 | 조제프-마리 비앙, 「큐피드 장사꾼」
아카데미의 슈퍼우먼들 | 엘리자베트-루이즈 비제-르브룅,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그녀의 아이들」
군주에게 바치는 충성인가, 공화국을 위한 찬사인가 | 자크-루이 다비드,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혁명의 순교자를 세우다 | 자크-루이 다비드, 「마라의 죽음」
혼란의 끝에서 던진 화해의 메시지 | 자크-루이 다비드, 「사비니의 여인들」
나폴레옹, 영원한 승자의 신화 창조 | 자크-루이 다비드, 「성베르나르 협곡을 넘는 나폴레옹」
II. 광기와 어두운 욕망: 낭만주의
혁명으로부터의 나른한 도피 | 안-루이 지로데, 「엔디미온의 잠」
진리는 ‘나’의 빛 | 더비의 조지프 라이트, 「태양계의에 대해 강의하는 과학자」
악몽보다 잔인한 현실 | 프란시스코 고야, 「이성의 잠은 괴물을 낳는다」
세상의 한가운데서 방향을 잃은 고독한 사람 |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해변의 수도승」
난폭한 자연의 압도적인 존재감 | 윌리엄 터너, 「노예선」
지상 최후의 우울한 생존자 | 프란시스코 고야, 「개」
온몸으로 자유를 외치는 그녀 | 외젠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
극도의 폭력과 파괴적 절망이 불러 온 쾌락 | 외젠 들라크루아,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이루지 못한 욕망의 표출 |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 「그랑드 오달리스크」
III. 현실 속으로: 사실주의
‘아무개’의 죽음을 추모하다 | 귀스타브 쿠르베, 「오르낭의 매장」
고단한 노동이 불러오는 낭만적인 정취 | 장-프랑수아 밀레, 「이삭줍기」
지금은 사라져버린, 행복했던 고향의 추억 | 존 컨스터블, 「건초마차」
전원 풍경의 현실과 이상, 그 사이에서 | 로자 보뇌르, 「니베르네의 쟁기질-포도밭 농사」
라파엘전파, 도덕적 결벽으로부터 극도의 심미주의까지 | 윌리엄 홀먼 헌트, 「깨어나는 양심」
미국의 영웅은 누구인가 | 토머스 에이킨스, 「그로스 박사의 클리닉」
평범한 그가 바로 민주주의의 화신 | 장-앙투안 우동, 「조지 워싱턴」
IV. 모더니티에서 세기말까지: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
타오르는 태양은 착시 효과가 주는 선물 | 클로드 모네, 「해돋이-인상」
추상화 같은 초상화 | 제임스 휘슬러, 「회색과 검은색의 편곡-화가의 어머니」
아무도 보여주지 않았던 육아의 진실 | 메리 커샛, 「모성애」
화려한 스타일을 그리다 | 제임스 티소, 「무도회」
반 고흐는 일본으로 가고 싶었다 | 빈센트 반 고흐, 「탕기 아저씨의 초상」
유럽에 몰아닥친 우키요에의 큰 파도 | 가쓰시카 호쿠사이, 「가나가와의 큰 파도」
자연주의와 상징주의 사이에서 | 오귀스트 로댕, 「오노레 드 발자크 기념비」
‘신의 손’이 빚어낸 인간의 처절한 욕망 | 오귀스트 로댕, 「지옥의 문」
팜파탈의 치명적 유혹 | 귀스타브 모로, 「환영」
퇴폐와 쇠락의 전조, ‘아름다운 시절’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르 디방 자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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