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부터 영화보기가 뜸해졌다. 일상에 바쁜척 하게 되면서부터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가야 하는 일은 일종의 짐이 되어버렸고 그때부터 영화보다는 책에 더 몰두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취미생활에 연속해서 두시간 이상을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되어버린 지극히 삭막한 생활을 하고 있더라..라고나 할까.
이 책은 영화와 그림을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이탈리아에서 오랫동안 영화를 공부한 분이다. 어느 순간, 영화와 미술의 만남 을 목격한 이후로 후발주자인 영화가 차용하고 있는 미술의 흔적들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그런 사연으로 시작된 영화와 미술의 연애 스토리는 씨네21 의 연재물로 독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 책은 그 연재물을 모아놓은 결과물이다.
책에 언급된 영화의 경우는 대부분 모르는 영화들이었다. 실제 본 영화는 두어편 정도이고 이름만이라도 들어본 영화도 뭐 네,다섯편 정도..나머지는 아주 생소한 영화들이었다. 반면 그림은 어느 정도 관심을 꾸준히 두어왔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이 익숙한 그림들이었다. 그나마 이렇게 둘 중 하나라도 익숙해서인지 전체적인 책의 이해도가 많이 어렵지 않아 차근차근 읽어내려가면 무언가 머릿속에 재미있는 것들을 차곡차곡 쌓는 느낌이 드는 재미가 있어 좋았다. 이렇게 영화와 미술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나니 관련 영화들을 한번 보고 싶어 검색해 보았는데, 쉽게 구할 수 없는 영화들이 더 많았지만 아직까지 DVD 등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들이 있어하나씩 챙겨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직접 보고 그림을 보게 되면 그들의 러브 스토리가 훨씬 와닿지 않을까 싶다.
영화와 미술 의 밀접한 관계를 비교·분석하면서, 개성 있는 스타일을 구축한 거장 감독들의 영화 미학과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소개한 영화에세이다. 화가와 감독의 만남, 영화와 미술의 만남에 초점을 맞췄다.
감독들이 좋아하거나 영감을 얻었던 회화 예술이 영화에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시대를 초월한 걸작 영화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등등을 영화 스틸과 회화 도판을 통해 보여준다. 주인공의 옷 색깔이나 배경을 미술 작품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가 하면, 영화 등장인물의 심리를 분석하기도 한다.
영화와 회화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과 추천할 만화 영화리스트를 그림과 함께 소개받을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특별히 영화평론가 정성일 씨가 추천의 글 을 써주었다. 게다가 수록된 도판도 모두 좋다.
저자의 글/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픈 욕망
추천의 글/ 나는 영화가 도둑질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01. 사랑
베르메르와 프루스트의 조우- 존 조스트의
세 가지 사랑-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와 레나토 구투조의 붉은 그림
붉은 옷을 입은 여자들의 운명- 알모도바르의 과 마크 로스코
모든 것이 헛되다 - 이재용의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와 바니타스
순수한 사랑의 상처가 남긴 자국- 크로넨버그의 와 루시안 프로이트의 초상화
02. 에로티시즘
권태와 에로티시즘- 모딜리아니와 앵그르 그리고 비스콘티의
악몽의 에로티시즘- 에릭 로메르의 과 퓨젤리의 낭만주의
혁명 전야의 고요한 평화- 스탠리 큐브릭의 배리 린든과 로코코
여성 누드의 에로티시즘- 에릭 로메르의 와 누드화
에로스는 병들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과 몬드리안
03. 여인
초상화와 네크로필리아- 오토 프레잉거, 프리츠 랑, 히치콕이 이용한
나의 그림은 나의 일기다- 뭉크와 베리만의 가족멜로드라마, 그리고
색깔의 감정-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첫 컬러영화
애타게 정체성을 찾아서- 히치콕의 와 초자아로서의 초상화
마술처럼 꽃피는 여성들의 즐거운 세상- 퍼시 애들런의 와 페르난도 보테로
04. 환상
살바도르 달리, 초현실주의의 전도사 혹은 장사꾼- 달리, 브뉘엘, 히치콕 사이의 인연과 악연
하늘을 나는 신부- 에밀 쿠스투리차와 마르크 샤갈의 혼돈의 축제
꿈이라는 이름의 모호한 현실- 루이스 브뉘엘의 와 초현실주의
분신, 죄의식이 전이된 존재- 김기덕의 , 그리고 에곤 실레와 르네 마그리트
꿈과 꿈의 경계가 빚는 공포- 스탠리 큐브릭의 , 구스타프 클림트의 황금빛 에로스
05. 광기
광기의 세상은 까맣다- 브뉘엘과 고야가 공유했던 비관주의적 세계관
박물관을 파괴하라- 다다와 팀 버튼의
타인의 고통에 대한 동정심- 타르코프스키의 와 정물화의 죽음 코드
폭력의 충동, 팝아트의 도발- 스탠리 큐브릭의 , 톰 웨셀먼, 그리고 팝아트
외로운 모텔에 찾아온 공포- 히치콕의 와 에드워드 호퍼의 리얼리즘
06. 죽음
그림 속을 걷고 싶다- 소쿠로프, 구로사와, 칼리가리즘 영화와 미술의 밀월
존재의 비극- 베르톨루치의 와 베이컨의 음산한 유미주의
미의 매혹- 루키노 비스콘티의 , 낭만주의와 인상주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루키노 비스콘티의 ,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07. 풍경
까마귀와 어린이- 샘 레이미와 타르코프스키의 을 바라보는 시각
마법에 걸린 풍경화- 무르나우의 와 프리드리히의 낭만주의 회화
잃어버린 파리를 애도하는 사모곡- 에릭 로메르의 과 신고전주의
붉은 깃발을 든 인상주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과 마네, 그리고 모네
절망한 풍경- 로만 폴란스키의 와 콘스터블의 풍경화
찾아보기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