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외국인이 쓴 3대명저라는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대한제국의 비극"에 이어 "은자의 나라 한국"을 읽었다.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을 쓴 비숍 여사는 자신의 한국방문과 여행을 중심으로 한국이라는 나라의 생활과 문화를 중심으로 기록을 남겼고 일부 직접 보고 들은 몇 가지 사건을 기술했다. 그리고 "대한제국의 비극"에서 저자 맥켄지는 한국의 역사 중 대한제국이라는 짧은 기간을 중심으로 심도있게 기록을 남겼다면 이번 "은자의 나라 한국"에서 그리피스는 실제의 한국 체험보다는 자신이 수집한 여러 자료들을 두루 정리하고 당시의 역사적 현실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한국역사를 저술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하나는 한국의 고대사에서 중세, 근세까지 이어지는 상당히 체계적이고 상세한 600쪽 분량의 역사기록 이라는 점이다. 과연 당시까지 한국인이 쓴 이만한 역사저술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이다. 그 다음은 저자가 수집한 참고자료나 문헌들이 주로 일본을 통해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당시의 서구인 시각에서 한국의 문화적, 종교적, 정치적 위상이 현저하게 낮았기 때문에 상당량의 오류와 역사왜곡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느꼈던 놀라움은 한국인으로써의 수치심과 자괴감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것이다.
내 민족의 역사에 무지하고 연구와 기록에 게으르며 잘못 기술된 오류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이 책이 출간된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외국인이 한국의 역사에 대해 알기위해 가장 많이 읽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더라도 우리 손으로 우리의 역사를 바로 써서 세계인들에게 바르게 알리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국의 역사학도들이여 분발하여라!
국제사회에서 한 세기 전 한국의 역사와 위상과 존재가 어떠했는지 냉정하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중국의 속국, 일본의 변방, 미신과 무능 그리고 부패의 나라, 이것이 은자의 나라 한국의 이미지며 바로 잡아야 할 우리의 역사이기도 한 것이다.미국인이 서구인의 시각, 자국의 이해관계에서 쓴한국역사. 하지만 어떡하겠는가 그들은 한국인도 동양인도 아닌 서구인인것을... 수 많은 오류투성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구한말 외국인 기록에서 첫 손으로 꼽을 저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원저자는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 젊은 시절 남북 전쟁에 참전. 1871~74년 일본에서 자연과학을 강의하고 귀국, 1899년 한국사 집필을 시작하였다. 이 책에서는 한국 고대사와 중세사, 정치와 사회, 근·현대사를 다루었으며 2·3부는 특히 1차 사료로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그림과 지도 48장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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